한 달이 넘도록 블로그를 방치했다. 사실 한달 넘게 의욕이 없었다. 선천적으로 게으르고 매사에 의욕이 없었지만 10월 중순부터 오늘까지 더더욱 의욕이 없었다. 다시 의욕을 찾기 위해 포스팅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오래간만의 포스팅의 주제는 역시 지금 나에게 있는 희미하기만 한 의욕까지 송두리째 빼앗아간 컬리지 파업에 대한 느낀 점을 쓰는 게 좋을 거 같아 이렇게 끄적여 본다.

10월 중순부터 내가 다니는 컬리지를 포함 온타리오의 컬리지들이 파업을 했다. 파업을 하기 전 주가 바로 중간고사 전 주여서 오히려 기뻐했다. 중간고사 준비도 제대로 안되 있었고, 한 과목은 아무리 봐도 이해도 암기도 제대로 안돼서 좌절모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업을 해 봤자 하루 이틀 정도 하겠지 라는 생각뿐이었다. 파업기간 동안 그 과목 공부를 하자고 희망차게 생각을 했었다. 한국에서 살 때는 학교가 파업을 한다는 것도 상상도 못 했을뿐더러, 공공기관 파업을 해 봤자 하루 혹은 하루도 안돼서 파업철회를 하는걸 보아왔기 때문에 길어봤자 얼마나 길겠어 라는 생각을 했었다

파업 시작한지 첫 주, 나름 시험 범위 부분도 복습도 해보고, 도서관도 가보고 여유로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둘 째 주가 되자 이게 뭐 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학교 파업이 이렇게 길게 갈수가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둘 째 주부터 공부에 손을 놓았다. 뭔가 마음도 붕 뜨고 실낫같은 의욕조차 멀리 멀리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학교 측에서도 정확한 무언가를 내놓지도 않고, 계속 학교 홈페이지랑 학교 메일을 체크하라는 공지뿐이어서 점점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튜터한테 왜이리 오래 파업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니 튜터의 대답은 "This is Canada." 이 한마디였다. 캐나다는 유니언 한국말로 하면 조합들의 힘이 강하고 직원들의 권리를 위해 파업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그럼 학생의 권리는 뭐냐고 그들은 학생의 권리는 생각하지 않는 거 같다고 말을 하니 캐나다인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하더라. 뭔가 여기서부터 나는 이 나라 사람들과 확실히 생각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조금 많이 빡쳤었다. 난 덕분에 이렇게 공중에 붕 뜬 느낌이고 실지적으로 그들의 파업 덕분에 나 또한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침해 받고 있는 중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제학생들에게는 시간 또한 돈이다. 우리는 영주권자들의 비해 2.5배 이상의 학비를 내며 수업을 듣는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숨쉬는 순간부터 돈이 들기 때문에 시간 또한 나에게는 돈이다. 하지만 파업을 한 교수(난 사실 컬리지의 교수들은 교수 같다고 생각도 들지 않는다.)들과 학교측들은 자기네들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그 중간에서 피해를 보는 학생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들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면 학생들의 권리 또한 지켜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랑 교수들 그 어느 쪽도 학생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난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방학을 줄이고 학교 수업을 연장한다는 내용과 여행을 계획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겠다는 내용만이 있는 메일을 보고 국제학생은 여기 영주권을 가진 학생들보다 더더욱 권리가 없다고 느꼈다. 그 어디에도 국제학생에 대한 조치는 나와있지 않았기 진짜 국제학생은 그냥 학생이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뿐이구나 라고 느꼈다.

2주에서 3주 그리고 한달 이 넘도록 제대로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고, 나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공중에 날려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것에 의욕을 잃기 시작했다. 매일 학교 홈페이지를 체크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식상한 문구만이 날 반길 뿐이고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학교에 실망을 했다. 실망감과 함께 의욕도 사라지고 공부에서는 완전히 손을 놓았다. 덕분에 겨우겨우 적응하기 시작했던 학교 생활도 기억이 나지 않고, 과연 파업이 끝나고 돌아간다고 해도 바로 적응이 될까라는 회의감만 든다. 거기다가 중간고사 전에 파업을 한 거여서 돌아가면 바로 시험을 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부담감도 상당하다.

오늘 드디어 학교 홈페이지에 정부의 개입으로 빠르면 다음 주 화요일부터 정상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공지가 떴다. 그런데 왜 이리 씁쓸한지 모르겠다. 한 달하고 이 주정도 수업을 하고 중간고사 직전에 파업을 시작해서 오 주 동안 학교를 가지 못 했다. 그 동안 학교는 그냥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학교 공지 체크를 열심히 하라는 글과 3주째던가 4주째에 가을 학기를 연장하겠다는 내용만을 공지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학교는 겨울학기 신입생을 받기 위해 오픈하우스 준비랑 그에 대한 광고는 열심히 하더라우리나라 대학들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학교라는 기관은 학생들 등록비 장사만을 생각한다는 걸 이 먼 토론토에서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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