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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부에서 유후인으로 가기 위해 벳부역 뒷 편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벳부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는 벳부 서쪽 출구에서 3번버스를 타면 된다. 당초 계획은 유후린버스를 타는 거였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아 일반 버스를 타야만 했다. 버스는 그냥 일반 버스여서 별도로 캐리어를 넣을 공간이 없었다. 거기다가 벳부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산길이 구불구불해서 내 캐리어가 이리저리 움직여서 캐리어 잡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 때 처음으로 친구의 두바퀴짜리 캐리어가 부러웠다. 뒤에는 바퀴가 없어서 세워두니 고정되서 안 움직이는데 내꺼는 바퀴가 네 개고 고정 지지대같은게 없어 아주 자유분방하게 움직일려고 했다.
그래도 유후인까지는 가는 길이 너무 이뻤다. 유후다케도 비록 버스로 지나치면서 본거지만 정말 웅대하고 한국과는 다른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차로 볼 수 있는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이어서 힘든 와중에도 넉을 놓고 창문 밖을 보았었다. 물론 캐리어를 부여잡고.
그렇게 유후인에 도착했다. 버스역은 유후인 역 바로 옆에 있었다. 일단 유후인을 구경하고 료칸으로 가기로 하고 유후인 역 맞은 편에 있는 치키서비스 접수하는 사무실에 먼저 들렸다. 치키서비스는 유후인 료칸에 숙박하는 경우 짐을 먼저 료칸으로 보내는 서비스다. 캐리어 두 개 기준으로 900엔이다. 그런데 몇 몇 료칸은 이 서비스가 안되는 걸로 알고 있다. 처음으로 일본 여행했을때 유후인 료칸에 하루 숙박을 해서 치키서비스로 짐을 먼저 료칸으로 보내놓을려고 했는데, 그 료칸은 치키서비스가 안된다고 안내받았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이번에 우리가 숙박하는 료칸은 치키서비스가 가능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유후인을 돌아볼 수 있었다.
여전히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이 있었다. 친구랑 기념으로 사쿠라 우산도 구매했다.
긴린코 호수까지 가는 길에 있는 동구리노모리, 지브리 덕후는 그냥 지나치지 못 했다.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이기 때문에 촬영하지 않았다. 진짜 돈만 넉넉하면 여기서 굿즈들 쓸어담고 싶었지만 내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여기 굿즈들은 너무 이쁜데 그만큼 가격도 사악하다.
드디어 도착한 긴린코 호수, 첫 여행때의 설렘과는 달라서 인가 내 기억보다 작고 아담한 호수를 보고 실망을 했다. 사람도 너무 많았고, 기억보다 작고 평범한 느낌의 호수라니, 첫 여행때는 이 호수가 정말 신비해 보였었는데 다시 본 호수는 기억속의 호수보다는 평범하고 관광객들로 북적거려 왠지 슬펐다.
그래도 여전히 오리는 크더라. 친구들한테 이 오리의 크기를 말해줘도 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친구도 같이 봐서 이 오리의 크기를 증명할 수 있어서 기뻤다. 물론 사진으로 보면 그리 안 커보이지만 정말 크다. 오리지만 정말 크다.
기억 속의 긴린코 호수보다는 덜 신비롭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쁜 호수였다. 역시 긴린코 호수는 아침 일찍 물 안개가 필때 봐야하는 거 같다. 호수 한 바퀴를 돌고 친구랑 다시 료칸으로 가기 위해 유후인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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