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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게 영화로는 러브레터, 그리고 만화로는 미스터 초밥왕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혼자 여행도 아니고 대학 친구들과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일지도 모를 여행이기때문에 호사스러운 한 끼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타루 스시집을 검색하고 두 군데를 마음속으로 정했었다. 호텔 프론트에 예약을 부탁하고 다행히도 예약 성공 한 곳이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이세즈시(이세스시)였다. 료칸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오타루역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맡기고 이세즈시로 향했다.
이세즈시에 처음 발을 들였을때 생각보다 강한 비린내에 놀랐다. 가게안에 들어오자 마자 훅 끼치는 비린내. 나는 또 한번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그리고 우리는 다찌석이 아닌 별도의 공간으로 안내받았다. 다찌석이 아니라서 실망했지만 스시를 다 먹고 나서 드는 생각은 다찌가 아니여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었다. 별도의 테이블석은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아마 다찌석이었으면 비린내를 맡으면 식사를 했을꺼 같다.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바로 준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언 몸도 녹일 겸 도쿠리를 각자 1홉씩 주문하니 주문을 받으시는 분이 놀라워 했다. 런치 시간이고 여자 셋이서 도쿠리 하나씩 마신다니 그러신거 같았다. 도수가 제법된다고 두 번이나 확인하셨다. 그래도 우리는 꿋꿋하게 일인당 한 홉씩 주문했다. 이 도쿠리덕에 난 몇 몇 스시를 겨우 삼킬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다.
처음에는 다찌석이 아니라서 실망했던 테이블석.
3월 여행이어서 종류가 기억 안난다. 두 번째가 연어인 사케인것만 기억남. 첫 뻔째 스시는 그냥저냥 이었다. 미슐랭 1스타라고 너무 기대했나 생각했었다. 그리고 두번째부터 나에게는 고난의 연속. 난 정말 비린거랑 잘 안맞는 편이다. 일본 여행을 하면 스시집은 잘 안가고 가도 호타테나 에비, 그리고 광어같은 흰살 생선만 먹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두번째부터 너무 비린내의 허들이 높아졌다. 한 점 먹고 따뜻한 사케로 입안에 남은 비린내를 헹구고 그랬다.
첫 번째 판을 다 먹고 나니 두번째 판이 나왔다. 대게살은 짜지앉고 부드러우면서 대게 본연의 단맛이 잘 살아있었다. 이 번 판의 복병은 역시나 갯가재. 갯가재가 맛나? 여튼 저놈의 칙칙한 색만큼 오묘한 비린내로 날 공격하던 무시무시한 녀석이었다. 그 뭐지 멸치 육수낼때 멸치대신 넣는 다포리라고 하나 그걸 그냥 입에 물고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냥 평범했던 단새우. 그리고 역시나 맛있었던 호타테.
마지막 판으로 나온 군함말이. 첫 번째로 맛 본 우니. 진심 내가 먹어본 우니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녹진하면서 은은하게 단 맛이 가히 최고였다. 만약 다시간다면 그냥 우니동이나 먹을 꺼 같다. 다시 먹고 싶은 우니. 그리고 옆의 이쿠라. 난 정말 이쿠라가 싫다. 진짜 생경할정도로 강한 비린내. 앞에 친구가 없었으면 뱉었을꺼다. 진짜 비린내에 온 몸을 전율할 정도였다. 진짜 앞의 몇몇 스시들의 비린내가 일반 커피였다면 이건 T.O.P였다. 진짜 테이블석이라서 다행이었지, 만약 다찌에 앉아서 먹었다면 본의아니게 요리사에게 상처를 줬을꺼 같다. 진짜 오만상을 다 찌푸렸었다.
친구가 추가로 주문한 고등어 초밥. 친구는 정말 맛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니 다음으로 감동적이었던 굴. 내가 희안하게도 생선 비린내는 못 견뎌하지만 또 해산물에서 나는 바다향에 대해서는 엄청 관대하다. 비린내 나는 생선들은 싫어하지만 해산물은 곧잘 먹곤한다. 친구가 추가로 주문한 굴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굴을 입에 넣자 정말 상큼한 바다향이 입안에서 퍼졌다. 살도 탄력있고 정말 신선한 굴이었다. 진짜 오래간만에 맛있는 굴을 먹었다. 친구랑 나랑 정말 굴의 신선함에 극찬을 했었다.
스시를 갖다 주시는 분은 정말 친절하셨다. 우리가 한국인이니 한국인들이 관심있는 주제로 말도 거시고 그러셨다. 그런게 그게 지뢰였지. 3월에 한창 전 대통령(전 대통령이라고 부르기도 아깝다. 최씨모녀랑 박모씨 정말 내가 한국인인걸 새삼 부끄럽게 만드는 존재가 아닐 수가 없다.) 스캔들로 떠들석할때라 그에 대한 주제로 말을 거셔서 엄청 당황했다. 그래서 내가 부끄럽다고 그러니 그 분도 난감해 하시더라.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스시집치고 런치메뉴 가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았고, 점원분의 친절함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내 생에 잊을 수 없는 우니랑 굴을 먹을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고, 하지만 몇 몇 스시는 너무 비려서 비린내에 약한 사람에게는 정말 힘들꺼 같았다. 생선 좋아하는 친구조차 일본인의 비린내에 대한 허용치는 한국인보다 더 높은거 같다고 평할 정도였다. 만약 이세즈시를 다시가게된다면 난 절대 오마카세 메뉴를 시키지 않을꺼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스시 몇 점이랑 우니를 시킬꺼다. 그리고 제일 아쉬운건 타마고스시가 안나왔다는거. 마지막 마무리는 당연히 타마고스시일줄 알았는데 아니여서 슬펐다. 그렇다고 추가로 주문하기엔 너무 배가 불러서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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